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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링】/…Army

훈련병 #12. 2010년 10월 13일 : 퇴소식

유종의 미야, 뭐야?

모든 것을 끝내고 홀연히 사라지는 사단장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뻐하기는 기뻐하는데, 퇴소식이 끝났다는 것에 대해 기뻐한 게 아니었어.

더 이상 이런 연습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것에 기뻐한 거지.




진짜.. 2일 내내 죽는 줄 알았어. 차라리 훈련이 더 나았지.

부동자세라고 다 좋은 게 아니잖아? 그것도 서있는 상태서.

근데 열중쉬어가 합쳐지면 이건...... 그냥 욕나와. 온 몸이 "나 움직이고 싶어요" 비명을 지른다니까?


더군다나 이건 또 얼차려가 있어요.

자체에는 없긴 해도 열중쉬어중에 한 놈이 조금이라도 움직이잖아?

부동의 유지시간은 그야말로 무한대로 늘어나는거지.


그래도 뭐라 할 수가 없었어. 왜냐고?

실수의 결과는 부동의 실패였지만, 원인은 결국 그런 반복이거든.

그러니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던 걸 계속하니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던 몸이 혼란을 일으킨거지.

그래도 눈치가 있으니까 조금씩 줄어들긴 했지만.


빡센 건 이 뿐만이 아니었어.

그동안 훈련을 견뎌낸 것은 끝은 분명히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지.

하지만 이건 끝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어.

12시가 되던 안되던 교관에 눈엔 무조건 완벽해야 했지.

주어진 시간이 정해지지 않으니, 그러니까 완벽해야 끝나니까 더 지치는거지.

거기게 불침번까지 있어봐. 그야말로 빡치지.


마음을 준비할 틈도 없이, 갑작스레 시작된 수료식은,

어린날 바라보던 군인의 모습, 그거랑 비교해야 하는걸까?

그냥 당연한 줄 알았던 그 시절과, 틀리면 죽는다는 각오로 행하는 건데,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지.


이건 진짜 겪ㅇ봐야 아는 고통이야.

부담감과 기대감이 섞여서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 애매한 그 기분이 방황기보다도 더 혼란스러워.


기쁨과 아쉬움.

너는.. 어떨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