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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링】/…Novel

라이어를 보았습니다.


라이어1-8완(g43)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문태 (북박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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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어찌나 전개가 매끄럽게 흘러가는지, 하루에 한두권은 기본으로 읽히는군요.


일단 이 소설은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제 막 사기꾼이라는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데 상황이 너무나도 지나치게 꼬여버려 살벌한 하루 나날을 연명하는 이야기죠.
전투도 못하고, 전쟁도 못하는 주인공이기에 이 녀석은 이런 능력을 개발했다라는 묘사는 없었습니다.
물론 후반에는 달라지지만... 하지만 설령 전투가 생긴다 하더라도 육체적인 성장보다는 정신적인 성장이 주를 이루게 되죠.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은 바이엔, 스승님과 같이 사기를 치려다 한 공작에게 들켜서 일단 튑니다.
그리고서 혼자서 사기를 쳐보려 하는데 상황이 엉뚱하게 꼬이게 되죠.
하지만 유쾌한 바이엔은 그 상황에서도 허풍+전략을 이용해 상대방을 역관광시킵니다.
물론 다시 ㅌㅌ인생이지만...

이 과정에서 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소녀에게 자신의 사기능력 중 하나인 허풍을 시전하죠.
"나는 이 나라의 중심 중 하나인 공작의 아들이야. 소문으로는 아들이 행방불명됐다고 하는데, 사실 여차저차하고 있었거든."

하지만 그녀는 국왕의 딸! 뭐.. 좋지... 안 보기만 하면 되잖아?
그 공작분이 성에 있다! 으앙 죽음 ㅠㅠ
그 공작을 만났는데 그 옆에는 사기를 치다 실패한 또 다른 공작이 있다! 내 영혼이여...

하지만 운+말빨로 인해 간신히 공작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얻고 그는 마치 아란같은 라이벌과 경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경쟁은 나라의 골치거리를 해결하는 것. 보상은 딸과의 결혼!



...뭐, 2권부터 버닝한지라 1권 내용이 이게 맞나는 모르겠네요.
비전투형 주인공에다가 유쾌한 성격, 또 주변 인물들도 개성이 넘치는데다가 벌어지는 상황이 합리적으로, 그리고 엉뚱하게 흘러가면서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유지되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의 묘미는 운, 블랙드래곤 잡으러 갔는데 "나 귀찮으니까 그냥 죽었다고 치셈. 대신 내 시종(폴리모프) 잘 관리해"라면서 얼떨결에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는 건 어이없다기 보다는 역시!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거기다 자신의 입담으로 공주와의 호감도도 대폭 상승한지라 매 권마다 애정행각은 계속됩니다. 물론 말빨과 함께.
그리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소작민'과 '귀족', 서로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이어나간다는 것.
또 이야기의 진행이 서술보다는 대화의 비중이 많이 차지한다느 것.

대표적으로 바이엔의 과거회상이 그 때의 기억을 돌아가는 것이 아닌 설명하는 방식을 통해 흐름이 끊기지도 않았습니다.
게임으로 치자면 하프라이프가 되겠죠. FPS게임이면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스토리 설명중이거나 새로운 적이 나타나더라도 한 순간도 방해받지 않고 플레이어가 조작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상 유성님 이름으로써 공식적으로 나온 소설로는 2번째일 텐데도 작가로서의 역량이 잘 표현된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후반부로 갈 수록 전형적이다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드래곤, 정령, 그리고 빛과 어둠의 대립으로 주제가 옮겨지면서 더 이상 유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설령 사기를 치더라도 초반부의 유쾌함보다는 '아크'에서 [16권 브리스타니아 명성노가다 - 로니와 세이룬의 상급 포션]편 처럼 압박을 하는 쪽이었기에 갈 수록 무거워집니다.

거기다 갓소드 - 변신에 무게를 둘 수록 '이게 사기꾼 이야기가 맞나?'싶을 정도가 되더군요.
물론 비전투형 주인공 스토리인지라 전쟁묘사나 전략묘사 쪽으로 완전히 치우치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개인 vs 개인의 싸움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사기꾼의 말빨은 그대로 드러났으니까요.

하지만 '이 세상에 인간은 없어져야 한다!' '너 지금 내가 인간이라고 무시하냐' '내가 신세계의 신이 된다! 크큭' 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Sigh, 뭐.. 재미는 있는 편이었고 초반부에 나왔던 떡밥 회수도 이 편에서 무난하게 잘 됐기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페이크 최종보스-진 최종보스 트리가 있다는 것은 좀 그랬지만요.. 심지어 진 최종보스는 언급도 없었는데.
(이는 아크로 가면서 클리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아무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초반에는 엉뚱함과 재치로 무장한 초보사기꾼의 이야기, 후반에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면서 결국 성공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떡밥 회수라거나 최종보스 잡은 후의 이야기 전개, 설령 주제가 도중에 한 쪽으로 쏠리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메인 무대는 변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면 돈 주고 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ps. 오타 자비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