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서는 자대의 정체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 수가 없었다.
막상 들어가고 나서도 인원부족으로 반년 이상만에 모집을 청했다는 말에 쓴 웃음만 나왔었다.
그래, 초라하면 뭐가 어떤가. 나와 적성에 맞을 것 같고, 익숙한 환경일텐데.
풍경을 보니 내 모습이 그려진다. 하아.. 미래가 보이는 기분이다. 점쟁이라도 되었나?
근데, 차를 타고 또 어딘가로 간다.
그리고, 신세계를 보았다.
거대한 건물들과 끝없이 늘어진 연병장, 산에서 본 도시같은 신비로운 풍경 앞에 넋을 잃어버렸다.
'이런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축이 든다.
확실히 훈련소와는 다르구나.
당연한 말이긴 했지만 뇌에, 심장에 그대로 와닿았다.
조교의 말에 따라 하루하루를 선택의 권리 없이 정해진대로 살아가야 했던 그런 곳이었지만,
갑자기 그런 하루가 그리워질 정도였다.
적응할 수 있을까.. 겁이 날 정도였다.
생활관의 분위기는 내가 걱정한 것과 달리 밝은 분위기였다.
인상이 강한 사람이 몇 있기는 했지만 그들의 성격은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비록 몇몇과 떨어지긴 했지만 정(情)의 파편이 모두 깨어지지은 않았기에 의외로 의지가 가능했다.
그래, 일단은 해보자!
이제 이곳은 두번째의 세계잖아?
다른 현실에서 처음 현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그러기에 최대한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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