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이게 뭔 부류인지는 다들 알리라 믿는다.
손제호 작가님이 스토리를 짜시고, 이광수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고 해서,
매주 화요일마다 업데이트를 하는 네이버 웹툰이라는 것을.
작화도 뛰어나고, 스토리 성도 나쁘지 않았길래 나도 매주 틈틈히 보고 있던 웹툰이었고,
최근 갑자기 흥함의 파도가 밀려오면서 책으로 다수 출간되기 시작했다.
웹툰을 만화책 버전으로, 그리고 대본의 역할을 해왔던 소설 버전으로.
소설 버전! 여기에서 딱 삘이 꽂혔다.
판타지부류에서는 나도 나름 목을 메는 편인지라
'웹툰의 소설판? 우왕ㅋ굳ㅋ'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때문에 타이틀을 보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서 주문해버린 책이었다.
(절대 밀실살인게임 2.0 사려고 리브로 둘러보다 비슷한 장르에서 눈에 띄길래 고른게 아니다)
그 이후 며칠간 기다리다가 드디어 노블레스가 왔는데,
대충.. 이게 내 첫번째 후기? 독후감? 어쨌든 나름의 테일링이 되겠다.
……표지
나도 나름 소설을 많이 봐왔기에 어느 정도 책을 고르는 요령이 생겼다.
그게 개미를 3등분한 것처럼 '표지', '목차', '본문'. 이렇게 세 가지다.
물론 머리, 목, 몸통 이런 수준으로 나뉘어지기는 했지만... 뭐, 어때.
어쨌든 본문으로 가자.
뱀파이어 관련 소설은 몇 편 본 경험이 있다.
평범했던 고등학생이 자기 가족을 죽인 흡혈귀에 분노해
이 세계의 흡혈귀를 없애버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세건의 이야기를 그린 '월야환담'.
새로운 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벨라가 뱀파이어 에드워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로 인해 수많은 위험에 빠지고, 그 와중에 누구를 고를지 고민하는...
피 속에서 무슨 빛을 고를지 지지리 궁상에 빠진 '트와일라잇'.
물론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표지를 설명하자면,
월야환담의 경우 사냥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한 쪽의 여백에 명대사 '울어라……' 어쩌고가 있었다.
(표지 본지 꽤 됐다...)
리얼리티 풍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상 흡혈귀가 있는 세상인 만큼 리얼리티는 모순이 되기는 하다만,
그 장면을 보고 분위기가 딱 오는! 그런 느낌의 몰입감이 다가오는 기분이 드는거다.
그리고 트와일라잇의 경우는... 심플함의 극치라고 해야 하나?
위에는 트와일라잇이라고 딱! 아래는 벨라와 에드워드가 딱!
그게 끝이긴 한데... 로맨스라는 분위기는 딱 꽂힌다.
거기에 흰색 바탕에 금색 테두리라는 것은 왠지 모른 고급스럼을 풍기고,
귀족...! 그게 모든 것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노블레스는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을까?
라이와 프랑켄이 서로 등을 마주대며 어딘가를 바라보는 분위기?
핏빛의 눈동자를 번뜩이며 누군가를 향해 다가가는 분위기?
아니, 소설판은 그걸 버리고 심플함을 택했다.
그림, 그리고 십자가 액세서리 하나.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웹툰을 본 사람이면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뱀파이어다!'
십자가도 보통 십자가면 모르지만 왠지 모를 기품이 느껴지는 액세서리 모양.
And! 고요히 놓여있지만 왠지 모를 무거움.
이건 보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플함 속에 있는 하나의 주제.
난 그런 느낌이었다.
일단 표지 자체로는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다만, 뒷 소개글을 어떻게 구제를 해 줬으면 하는 느낌이 강했다.
왜냐고? 본 사람은 알 테지만, 조회수 쩔고 웹툰 조회수 몇 돌파.
이런 내용만 있다.
그것도 다섯줄 딸랑.
And! 나머지는 다 여백!
물론 독자층을 본래 웹툰을 보던 팬을 겨냥한 소설이더라도
적어도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한 소개글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으로 온 것이니만큼 추가 소개지(수상경력 같은 걸 소개할 때 아래다 끼는 거)도
고스란히 있었는데 '전학온 어쩌고... 그 정체는 노블레스!'
……차라리 이게 더 설득성 높은 소개가 되겠다.
아니, 노블레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적어도... 노블레스라는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다.
……목차
처음에 보고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목차라는 건 본래 본문의 내용을 시작하는 데 그 내용을 함축한 제목.
그걸 차례로 나열하면서 소설 한 권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가늠할 수 있는 그런 존재다.
근데 그게 약 20개를 넘는다.
것도 200페이지 정도의 소설이 말이다.
이건...... 웹툰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 맞다. 웹툰이 스토리로 진행되긴 해도 하나하나가 옴니버스구나."
손제호 작가님의 전개 방식이 이렇게 흘러가기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는데,
한 페이지에 담긴 줄 수가 전작인 러쉬, 비커즈보다도 적다.
아니, 비커즈 같은 경우에는 제목-소제목으로 나뉘어 있었기에 보는 데에 큰 영향이 없었다.
근데 노블레스의 이런 현상은 이건 뭐... 이야기가 진행되려다 뚝. 진행되려다 뚝.
으으음.. 어찌 좀 불안하다.
트와일라잇 같은 경우도 목차 제목이 20개, 25개 정도이기는 하다.
작은 폰트로 2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이기는 하지만,
그건 한 권이 600페이지를 넘으려 하는 스케일이다.
차라리 도중에 쉴 틈이 있어야 하기에 많아도 이해가 되는 것이다.
에고... 목차가 걱정되려 그런다.
……본문
일단 내용 들어가기에 앞서, 전체적인 스토리 부분은 건들지 않겠다.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도 알고 있고, 전개 방식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는지라
함부로 건들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제르가 뱀파이어라는 걸 암시하는 내용이 너무 대놓고 나온다.
물론 필력에서 특유의 재치가 가미된 부분이기는 했지만
웹툰에서는 적어도 어느 정도의 줄타는 암시가 있다가 닥터 크롬벨과 프랑켄이 싸울 때
완전히 정체를 드러냈었는데 소설에서는 1권에서부터 신비주의가 떨어진다.
거기에다 스토리 하나하나 진행하는 데에도 뭐랄까...
본래 '소설'을 '대본'방식으로 보여주고 그걸 '웹툰'으로 만든게 노블레스였는데,
이건 '웹툰'을 그대로 '소설'로 가져온 듯한 느낌이었다.
거기다 소설 특유의 묘사라기보다는 그림 보고 그대로 옮겨적은 느낌?
뭐랄까…… 그런 부분이 너무 강했다.
초등학생 때 본 태권왕 강태풍 소설판 같은 경우도 소설 특유의 묘사가 들어있었는데,
노블레스의 경우에는 그런 느낌보다는 위에 적은 그런 성향이 강했다.
물론 이런 게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보는 내내 딱딱하다거나 지루하다거나 느낌은 없었으니까.
웹툰이 한 편 한 편이 긴 편이긴 했었는데 그걸 소설로 옮겼어도 내용을 질질 끌다기 보다는,
한 편마다 분량이 적은 대신(10~20페이지 가량 내용이 이어지다 다음 편으로 갔기에 그렇게 해석한다)
그 부분을 매끄럽게 운영해나가는 놀라움을 탄생해낸거다.
이게 작가구나.
아쉬움이 남아도 결국 드는 기분은 이거다.
……어쨌든,
웹툰을 보긴 했어도 소설 자체로서도 돈 주고 사기에는 나쁘진 않았다.
다만, 작품성이라기보다는 상품성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그러니까... 애장본?
대충 그런 부분에 무게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2권을 만약 살 거냐고 물어보면.. Yes다.
왠지 이 분위기가 2권까지 지속될지, 아니면 뭔가 조금 달라질지 굼금해 뒈지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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